[죽산 조봉암 평전]과 시한편 독서를 해야할텐데..


책을 읽어보면 조봉암의 일생이 잘 정리되어있습니다.
인터넷에 이미 발표되었던 기사라  한장한장 쉽게 술술 잘 넘어가더군요 .

사법살인(저는 이용어에 대해 거부감이 있습니다. 정권살인,국가살인,독재살인이라고 해야한다고 생각하죠)이라고 불리는 이승만정권의 정적제거과정인 조봉암의 사형이란게 뒷날 박정희의 인혁당살인, 전두환의 김대중사형선고등으로 이어진다는게 새삼 떠오르더군요.
이것도 독재의 전통(?)인지 독재하는 놈마다 꼭 이런 사건하나씩은 만들어내는군요.^^

조봉암의 사형은 조봉암이후 1987년까지 거의 30년간이나 우리나라 정치의 제도권에서 평화통일론자나 진보적인 정치는 사라졌습니다.
다들 제도권이아니라 제도권밖에서 재야라고 불리면서 시스템내에서 개혁이나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시스템밖에서 겨우겨우 명맥을 이어오는 정도로 전락합니다.
더구나 제도권내에서 노동자, 농민의 대표창구는 거의 없어지다 시피했지요.
결국 이는 전태일의 죽음이라는 또 시대의 아픔을 낳기도 합니다.
한국전쟁후 유일하게 남은 대중적인 진보인물로 조봉암은 보수양당사이에서 일정정도의 역할이나 가치를 지닐 수 있었는데 그만 이승만이가 싹을 잘라버린거지요.
조봉암 본인은 씨를 뿌리고 가는 심정이라고 했지만 이 씨앗이라고 목숨걸고 뿌린게 사실 싹트는데 너무 오래걸리더군요.

조봉암은 평화통일론으로 가장 쉽게 연상되는데 이 평화통일론이라는 주제도 조봉암 이후 거의 30년가까이 우리사회에서 음지의 영역에 머무르게 됩니다.
1986년에 유성환의원이 우리의 국시는 반공이 아니라 통일이라고 국회에서 한마디 했다가 구속되는 사건도 있었죠--;
그리보면 조봉암의 평화통일론이 1950년대 당시의 국제질서나 시대상황에 따른 현실적인 실현에는 한계가 있을지모르지만 꽤 앞선 주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러한 정권에 의한 살인이 현재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빅브라더스들이 나오지않을까를 항상 경계하고 살피고 개인의 존엄성에 대한 원칙을 지켜야합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국가권력이란 놈은 금방 괴물로 변하거던요.
우리 현대사만 보아도 이렇게 굴절되어 나타난 권력이라는 괴물로 인해 무수히 많은 인명을 해친 역사가 있지 않습니까.
조봉암도 그 희생자의 하나이구요.

조봉암의 독립운동경력이 화려함에도 어찌보면 억울한 사형과 독립운동시의 공산당활동으로 인해 공식적으로는 사형수라는 딱지가 없어지지않았나봅니다.
조봉암사건은 과거사위위원회에서도 이승만 정권의 정적제거를 위한 표적수사로 정치탄압사건으로 조사되었고, 재심과정을 통해 명예회복을 권하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진보당 조봉암 사건(결정요지중)

5. 이 사건은 정권에 위협이 되는 야당 정치인을 제거하려는 의도에서 표적 수사에 나서 극형인 사형에 처한 것으로 민주국가에서 있어서는 안 될 비인도적, 반인권적 인권유린이자 정치탄압 사건이다
6. 국가는 특무대가 수사과정에서 불법감금 등 인권침해를 한 것과 검찰과 법원이 임의성 없는 자백에 의한 기소 및 유죄판결로 국민의 생명권을 박탈한 것에 대하여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총체적으로 사과하고 화해를 이루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7. 또한 조봉암이 일제의 국권침탈시기에 국내외에서 일제에 항거하고 독립운동을 하다가 복역한 사실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형판결로 인하여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것인 만큼, 국가는 조봉암을 독립유공자로 인정하는 것이 상당하다.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삼웅  [죽산조봉암평전]  시대의 창  서울  2010